벽과 창의 의미를 되새기는 모퉁이의 집

Juhwan Moon Juhwan Moon
下川原の家(月ノ陽), 小泉設計室 小泉設計室 Salas de estar moder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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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벽과 창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많은 이가 벽은 안팎을 나누는 경계로, 창은 외부와 통하도록 벽에 낸 문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에 벽을 쌓는다'거나 '마음에 창을 낸다'는 표현을 줄곧 사용하고 있다. 그렇듯 벽과 창은 단순히 물리적인 실체를 뛰어넘어, 이미 사람의 마음속에도 뚜렷이 자리한 것이다. 바로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집은 이러한 벽과 창의 의미를 되새기는 집이다.

오늘의 집은 일본의 건축사무소 Koizumisekkei(小泉設計室)에서 설계하고 일본 시즈오카 현(静岡県)에 지은 3층 규모의 단독주택으로, 가장 큰 특징은 건물의 벽과 창 하나하나에 의미를 가득 담아 세심하게 디자인한 점이다. 벽의 높이, 두께, 위치 그리고 창의 크기에도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내부공간에서 서로 다른 재료가 모여 만드는 다양한 감성과 벽 사이 틈으로 풍경을 담아내는 순간도 디자인의 백미다. 그럼 오늘의 집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자.

마을 풍경을 의식한 규모 설정과 노출 콘크리트 외벽

오늘의 집은 일본의 한적한 주택촌에 지은 단독주택이다. 부지는 하천 옆에 쌓은 제방을 따라 낸 도로와 마을 안으로 통하는 길이 만나는 모퉁이다. 그리고 제방 앞에는 오랜 시간 한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나무가 있다. 건물에 인접한 주택은 대부분 3층 규모로, 오늘의 집도 이에 맞춰 규모를 결정했다.

먼저 건물 외관을 확인하면 노출 콘크리트가 인상적인 외벽이 나타난다. 외벽은 마치 종이 세 장을 끼워 맞춘 듯 정교하게 맞물린 모습이다. 그리고 도로와 면하는 1층에는 틈을 만들어 주차공간과 현관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도로를 향해 개구부를 내지 않았는데, 이는 주변을 지나는 사람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해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사적인 외부공간을 구성하기 위함이다.

작은 창과 나무가 만드는 아늑한 공간

1층에는 필로티 형식의 주차공간과 계단실을 만들었다. 거주자나 방문자는 현관을 열면 사진 속 공간을 마주한다. 노출 콘크리트 건물의 차갑고 거친 속성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내부에 나무를 사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현관이나 계단은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아늑하고 따뜻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좋다. 또한, 자칫 폐쇄적인 구성 탓에 어두워지기 쉬운 계단실에는 외부와 만나는 창을 내 빛을 끌어들인다. 작은 창 하나가 전체 공간을 환하게 밝힌다.

현대적인 감각에 자연스러움을 더한 생활공간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오면 가족의 주 생활공간인 거실, 주방, 다이닝 룸이 나온다. 세 공간은 침실과 비교하면 조금 더 공적인 속성을 가진다. 단지 거주자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방문자도 함께 머무는 공간인 만큼, 침실을 거치지 않고 현관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2층에 거실, 주방, 다이닝 룸을 배치했다. 창을 적게 낸 집에서는 자연채광과 환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의 집에는 일종의 담장처럼 외부를 감싸는 벽을 만들고, 그 안에는 테라스와 통하는 커다란 창을 냈다.

원목 가구와 마루로 연출한 따뜻한 감성

노출 콘크리트 주택에 관해 흔히 갖는 편견은 재료가 주는 차갑고 거친 느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진 속 주방과 다이닝 룸 처럼 원목 마루와 가구를 배치한다면 어떨까? 자연스러운 나무가 연출하는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조리대는 한쪽 벽 전체를 할애해 구성하고 수납장은 원목으로 제작했다. 군더더기 없는 실내 디자인에 맞춰, 커다란 조명 대신 매입형 조명을 식탁 위에 설치한 모습도 보인다. 

천창으로 빛을 끌어들인 계단

3층으로 계획한 오늘의 집은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계단이 2층과 3층을 이어준다. 이 공간에서는 계단 디자인과 함께 천창을 활용한 기능을 확인하자. 먼저 계단은 폐쇄적인 하나의 방으로 구성하지 않고, 매우 개방적인 형태로 계획했다. 경쾌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간결한 맛을 살리기 위해 얇은 검은색 철판으로 계단 널을 만든 뒤 벽에 고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마찬가지로 가늘게 제작한 손잡이도 벽에 부착했다. 

계단은 결국 서로 다른 층 사이에 틈 또는 구멍을 만들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에서 비롯해 많은 건축가가 계단 위에 천창을 낸다. 틈을 통해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방법인데, 오늘의 집처럼 외부를 향해 창을 적게 낸 집에도 적합하다. 그리고 빛은 물론 창을 열면 테라스 창으로 들어온 바람이 천창으로 빠져나가므로, 실내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할 수 있다. 천창에 관한 자세한 기사는 여기에서 읽어 보자.

책꽂이로 만든 벽과 복도 아이디어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오면 더욱 자세하게 천창, 계단, 복도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다. 침실과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책꽂이로 벽을 만들었다. 책을 수납하거나 집기를 보관하기에 꽤 넉넉한 크기다. 그리고 복도 옆에 안전을 위해 설치한 난간은 하얀색 철제 프레임을 제작한 뒤 유리로 막아 빛이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천창 곁에 만든 복도에서 천창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디자인이다. 계단에 서서 시선이 고정되는 곳에는 녹음이 우거진 모습이다.

쾌적하고 깔끔한 욕실 디자인 아이디어

욕실은 항상 습기가 차기 쉬운 공간이다. 그래서 욕실 디자인에서 꼭 확인하고 넘어갈 부분은 창문이 있는지 없는지다. 창을 통해 습기를 빠르게 빼내고 빛을 끌어들여 언제나 욕실을 쾌적하게 유지함은 물론이거니와, 목욕을 즐기는 동안 바깥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전체 실내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하얀색을 주로 사용해 꾸민 욕실은 유리 벽으로 세면실과 욕실을 구분했다. 쾌적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살린 욕실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그 순간을 포착하는 틈

오늘의 집에서 디자인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은 테라스다. 외부를 감싸는 벽이 서로 맞물리며 만들어낸 틈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낸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표정을 포착한다. 벽 안쪽을 하얀색으로 마감한 덕분에 거대한 풍경화를 보는듯하다.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한 벽과 창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세심한 디자인까지 두루두루 신경 쓴 면모가 보이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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