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으로 북적이는 당림리 공방주택

Yubin Kim Yubin Kim
문턱이 닳는 집 VOL04당림리공방주택, a0100z space design a0100z space design Casas asiátic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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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의 아담한 마을, 당림리의 공방주택을 소개한다. 서각 작업을 하는 바깥주인과 춘천의 생활 협동조합 활동가인 안주인이 A0100Z Space Design에게 의뢰한 주택이다. 건축주는 무엇보다 주위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집을 짓기를 바랐고, 이는 바로 건축가의 마음을 끌게 되어 환경 친화적 주택이 탄생했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오랜 대화가 오가고, 수많은 만남이 이어진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주택이다. 건축가가 늘 생각하던 집의 구조와 건축주의 희망 사항이 닮아있었기에 더욱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던 집, 손님 방을 따로 마련하여 누구든 부담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는 따뜻한 집 – 이렇게 집주인과 건축가, 손님 모두가 애착을 갖는 집이 강촌 당림리에 자리 잡고 있다. 

측면 파사드

초등학교와 연못, 하천, 그리고 산을 사방에 둔 터에 자리한 조용한 주택이다. 강촌에서도 인적이 드문, 전원적인 곳에 위치한다. 

학교는 20명 남짓한 학생이 공부하는 아담한 시골학교이며 하천은 조용히 북한산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그마한 규모이다. 동쪽의 산 또한 낮고 길게 드리워져 있다.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집 주변에서 조화를 이룬다. 도로를 만나려면 10여 미터를 가야 하기에 교통 소음도 직접적이지 않은 조용한 집터이다.

주택의 정면

건축주 부부가 20여 년 전에 매입한 집터는 집을 짓기 전에는 텃밭으로만 이용되었다. 솜씨 좋은 바깥주인이 직접 만든 농막(농업에 필요한 기구와 비료 등을 보관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가건물)도 볼 수 있었던 곳이다. 건축주는 경제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인적이 들끓지 않을 것 같은 곳으로 점찍어둔 터를 매입했다. 독특하게 '땅값이 잘 오를 것 같지 않은 장소'를 물어물어 매입한 이들 특유의 철학은 집에도 고스란히 담기게 된다. 

정감 가는 첫인상

바깥주인은 중학교 교직 생활과 동시에 나무판 위에 글씨를 새기는 서각(書刻)작업을 틈틈히 해 왔다. 퇴직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서각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이 필요했고 이를 새집에 반영하게 되었다. 또한, 지인들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

서각 작업을 위한 공간과 사람 냄새 나는 집. 이 두 가지 소망은 대문에서부터 드러난다. 커다란 대문이지만 내부가 잘 들여다보일 수 있도록 깔끔한 구멍을 여기저기 낸 모습이다. 옆에는 바깥주인이 직접 작업한 서각 작품이 '함께'라는 말을 담고있다. 말 그대로 사람 냄새가 날 것 같은 주택의 첫인상이다.

'ㅁ'자형의 주택

집터를 둘러본 건축가는 다음날 바로 스케치를 완성했다. 건축주의 요구와 워낙 마음이 통하기도 했고, 평소에 생각해 왔던 구조가 떠올랐기에 바로 구현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손님이 반갑게 찾아올 수 있으면서도 부부의 사생활이 지켜질 수 있는 곳, 자연 속 건축자재로 이루어진 주택은 'ㅁ'자형의 모습으로 탄생했다. 마당을 중심에 두고 본채와 별채, 작업실이 둘러싸고 있는 집이다. 모든 공간의 지붕이 이어져 있는 것은 건축가의 아이디어. '지붕이 곧 집의 근간'이라고 생각하는 건축가의 의견이 반영되었다. 이로 인해 몸은 따로지만, 머리는 하나인 구조가 완성되었다.

하천을 곁에 둔 집

생활 협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안주인 역시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는 집을 우선으로 희망했다. 더불어 하천 쪽 연못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따라서 이들 부부의 전용 공간을 바로 옆에 흐르는 하천의 풍광을 관찰할 수 있는 곳에 설계했다. 사진 속 정면에 보이는 2층 건물이 본채, 즉, 주인 내외의 사적 공간이 된다. 2층이 사생활 보호와 방범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건축가의 배려였다. 1층에는 주방과 거실이 마련되어 있고, 거실을 낀 맞은편은 건넌방으로 구분된다. 

툇마루 양식이 엿보여 전원적인 모습이 두드러진다. 한편, 2층 공간은 두 나무 기둥이 지탱해 주고 있다. 따라서 벽이 없이 기둥의 열로 이루어진 모습은 근대 건축의 독립 기둥을 칭하는 '필로티'를 연상시킨다. 옛것과 현대의 방식이 나무로 인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모던 건축에 담겨있는 툇마루의 정취가 궁금하다면 여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평화로운 작업실

별채는 1층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창고와 공방, 황토방으로 구성된다. 창고와 공방은 바깥주인과 함께 마감 작업을 했기에 더욱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다. 바깥주인이 본격적으로 서각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평화로운 공간이자,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열려있는 공방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곳 별채는 건물의 바닥 전체를 기초로 하여 지지하는 구조인 '매트 기초'를 따른 반면, 본채는 땅을 파고 지하 동결선 아래에 기초의 깊이를 둔 '줄 기초'를 따랐다. 기초공사 방법을 택할 땐 토지의 형질과 지반의 상태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 각 장소에 적합한 공사 방법을 택해야 한다. 건축면적 58평으로, 그다지 넓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세심하게 대지의 조건을 고려해 혼합된 방식을 택한 점에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손님이 머물다 가는 나그네 방

이들 부부는 대학생 아들이 훗날 가족을 이루면 편하게 이 집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지인들도 부담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따라서 부부의 사생활과 분리된 별채 공간을 설계하기로 했다. 

앞 마루를 끼고 있는 이곳이 별채의 모습이다. 왼편에 '나그네 방'이라는 문패가 보인다. 온돌방인 이 나그네 방은 손님 전용 공간이며 황토로 이루어져 있어 친근감을 준다. 주방과 욕실까지 따로 마련해 편의를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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